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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wachaeso
- 7일 전
- 4분 분량
<WT>
리퀘스트
“그거 UFO래.”
“UFO가 뭔데?”
“그거 있잖아. 외계인들이 타고 다니는 우주선 말이야.”
공원을 뛰노는 아이들의 입에서도 심심찮게 언급되는 단어가 있다. UFO (Unidenti- fied Flying Object). 미확인비행체로 번역되는 그것은 최근 미카도시를 달구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아이들의 입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의 입을 타고 번져나가는 UFO 목격담은 미카도시 외 다른 지역에서처럼 마냥 즐겁고 재미난 이야기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계인이 타고 다니는 우주선’. UFO의 정의는 앞서 말했듯 그런 것이 아니었지만, 일반인이 받아들이는 인식은 보통 그랬다. 우주선 안에는 외계인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럼 우리 집 또 무너지는 거야?”
그리고 미카도시는 외계인의 침공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지역이기도 하다. 당장 보더로도 UFO 목격담이 제보되었으며, 진상을 밝혀달라는 문의가 빗발쳤다. 공식적으로 정보 공개 요구 서한이 오기도 했다. 그들은 UFO를, UFO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외계인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기 때문이다. 집이 무너지고 삶의 터전을 잃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이 이렇게 되기 전 진 유이치는 이미 보더 본부의 상층부에 회의를 소집하여 자신이 관측한 ‘가능성 높은’ 미래를 이른바 있었다. UFO가 목격될 거예요. 그 말에 UFO? 하고 어리둥절해하는 어른들을 앞에 두고 아직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 서 있는 그가 말했다. 네, UFO요. 진짜 UFO. 키도 마사무네만이 단 한 번도 당황하지 않고 진 유이치를 바라보며 똑바로 질문했다. 진. 그 UFO는.
“네이버의 원정선인가?”
안타깝게도 진 유이치는 그 대답은 들려줄 수 없었다. 아뇨, 모르겠어요. 모르겠다고, 네가. 네. 진 유이치는 미래를 보는 제 사이드 이펙트로 남들보다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었지만 그것이 전지와 동의는 아니었다. 진 유이치는 솔직하게 그가 아는 것을 모두 털어놓았다. 아무런 일도 없을 거예요(이미 거리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의 미래를 확인했어요). 그건 그냥 며칠 동안 하늘에 잠시 떠 있다가, 수많은 목격담을 남기고 사라질 거예요. 지상엔 착륙하나? 모르겠어요. 적어도 저희에게 발견되지는 않아요. 이후로도.
그렇다면 보더로서도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제보를 확인하고 조사해 본 결과 보더에서도 그 정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라는, 보더를 믿고 있는 시민들에겐 다소 무책임한 성명 발표만이 최선일 터. 진 유이치는 보고를 마친 뒤 다시 타마코마 지부로 돌아갔고, 보더 전투원에게는 다음과 같은 지령이 전달되었다. UFO를 관측해도 당황하지 말 것. 그렇다고 경계를 늦추지는 말 것. 네이버의 원정선일 가능성도 없진 않으나 섣불리 접근하지는 말 것. 어디까지나 미확인비행체로 간주할 것. 그렇대, 슈지. 쳇.
하지만 지령은 지령이고 아이들의 머릿속은 그들조차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네이버의 원정선일 가능성도 없진 않음.’ 이 한 줄이 그들에게 안겨준 혼란과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대침공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이미 게이트를 통과하여 미카도시를 정찰하고 있는 원정선이라면 어떡하지? 이루가 같은 폭격용 트리온 병사라면? 아직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신형 트리온 병사라면? 진 유이치는 그럼에도 특별 경계 태세를 갖추어 UFO를 관측, 추적하겠다는 상층부의 결정에 토를 달지 않았다. 그조차 정말로 그 정체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저것으로 인한 피해는 그 어떤 미래에서도 관측되지 않지만, 그것의 정체를 그가 아는 미래도 존재하지 않았다. 진 유이치는 저것에 관해 끝까지 알지 못할 것이다. 어떤 수를 써도 그 외의 다른 미래에 도달하진 못할 것이다. 아쉽지만 때때로 그런 미래도 존재하는 법이었다. 지금처럼.
진 유이치는 특별히 불안감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특별 경계 태세에 포함된 이들까지 그처럼 느긋하게 굴진 못했다. 특히 A급 3위 카자마 부대의 어태커 키쿠치하라 시로는 그의 사이드 이펙트를 최대한 이용해야 하는 경계 임무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밤잠을 설쳤고(이 사실을 보고하자 그의 부대는 야간 경계에 배정되었다. 이게 말이 되는 대처라고 생각해요? 음.) 경계 임무가 종료되는 즉시 휴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대장인 카자마 소야에게 선언했다. 그가 인가한 휴가 신청서는 그날부터 키쿠치하라 시로의 서랍 속에 고이 보관되었다. 본부장의 최종 인가가 있어야 효력을 발휘하는 서류였지만 카자마 소야의 판단으로도 통과되는 데 문제는 없을 듯하였다. 남은 것은 UFO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기를 기다릴 뿐. 소요가 진정되기를 주시할 뿐. 모든 사태가 아무 일 없이 끝나기를, 진 유이치가 보지 못한 미래가 존재하지 않기를, 오직 그러기를 바랄 뿐.
“이코 씨도 UFO가 궁금해요?”
그러한 날 중 미즈카미 사토시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이코마 타츠히토에게 물었다. 야간 방위 임무를 마치고 본부로 귀환하는 길에서였다. 이코마 타츠히토는 파벌로 따지면 키도 파 성향의 중도에 해당하는 인물로 그가 원정에 적합한 인물인가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원정에 관한 흥미가 없지는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니 외계인이 타고 있을지도 모르는 미확인비행체에 흥미를 두어도 이상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미즈카미 사토시가 예상한 것과는 조금 달랐다. 사실 미즈카미 사토시의 예상도 별거 없긴 했다. 응, 또는 아니 정도. 그 이상의 이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코마 타츠히토의 생각은 예상하지 않았을 때가 더욱 재밌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은 미즈카미 사토시였다. 그런 그를 알든 모르든 이코마 타츠히토가 입을 연다.
“왜 이제 와서 등장했는지 그게 궁금해.”
“이제 와서요?”
그것은 과연 진작에 생각해 볼 법한 문제였을까? 하지만 외계―네이버들에겐 이미 게이트라는 기술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니 굳이 위험천만하게 하늘을 날아다니며, 지상에 발각당하면서까지 ‘미덴’을 관측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저것은 정말 외계―저 밤하늘의 또 다른 행성에 존재하는 지적생명체의 관측 시도일까? 아니, 애초에. 그 UFO에는 외계인이 들어 있을까? 그 UFO는, 우주선이 맞을까? UFO의 정의는 외계인이 타고 다니는 우주선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코마 타츠히토의 궁금증도 UFO의 정체와는 조금 다르다. 그는 왜 이제 와서 그것이 등장했는지를 묻고 있다. 이제 와서? 그러게.
“제4의 벽을 무너뜨릴 생각인 걸까?”
“뭐예요? 만화 이야기 해요?”
“카이, 그러다 넘어진다.”
“넘어지면 뭐 어때요. 트리온체인데.”
그 말대로 넘어지지만 트리온체이기에 상처 없이 벌떡 일어나 다시 지붕을 딛고 달리는 미나미사와 카이에 미즈카미 사토시가 한숨을 쉬었다. 이코마 타츠히토의 언행은 가끔, 꽤 이해하기 어려운 편에 속했다. 대체 무엇을 보고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딘가를 향해 ‘최종편 개시’ 같은 말을 할 때라던가, 영상 자료에서 항상 정면의 카메라를 응시하는 알 수 없는 기법이라던가. 오늘의 그것도 그런 행동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편하긴 했다. 머리 아프게 생각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든 말든 그는 이코마 부대의 대장 이코마 타츠히토가 아닌가. 보더 제일의 선공의 달인. 교토 출신. 이□마 타츠□토…….
어…….
「왜 그래?」
“아니, 별일 아니야. 잠깐 멍해져서.”
트리온체의 이상은 아니었다. 왠지 모르지만 그건 아니라고 본능이 속삭이고 있었다. 정말로, 더는 머리 아프게 생각할 이유가 없어서 미즈카미 사토시는 이코마 타츠히토에게 이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 얼마 안 가 질문하려 했던 궁금증 자체를 잊을 수도 있었다. 이코마 타츠히토보다 앞서 달려 나가면 그가 자꾸만 머리 위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보지 않을 수 있을 테고 의식하지 않을 수 있을 테고 잊어버릴 수 있을 테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달려 나갔다, 미즈카미 사토시는. 평소라면 저를 두고 가지 말라고 외쳤을 그가 유다르게 조용하다는 것을 잊기 위하여. 의식하지 않기 위하여. 보지 않
UFO 형태로 나타난 눈을 응시하는 눈이 있다. 이코마 타츠히토는 그것을 바라본다.
저희의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눈이 있다. 둥그런 타원, 그러한 유선형의. 그러니 그것은 제법 원반형 UFO처럼 보이리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생각한다. 다만 지금까진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면서. 왜 이런 주제를 고른 거야? 생각하면서.
거기 있지?
이코마 타츠히토가 질문한다.
□신에게.
당□에게.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