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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 gwachaeso
  • 3일 전
  • 1분 분량

<HQ!!>

사쿠우시

아름다움



너를 볼 적마다 나는 신화의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실은 누구보다 사람다운 너인 것을 알고 있다. 너의 업적은 인간의 업적이며 그것을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신이한 기적은 없었다. 다만 네가 너 스스로 운이 좋다 말했으므로 그것에 동감하고 존중하는 의미로 부연하자면 운이 좋았다 일컫는 너의 삶에서 너 역시 자신이 그것에 오로지 의존한 적은 한 번도 없음을 알지어다. 때맞춰 내리는 비와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태양의 봄볕이 천혜의 조건을 선사했을지라도, 운이 좋았다 일컫는 네가 땀 흘려 일궈낸 대지에 내가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느껴도 네가 막을 방도는 없다. 그것은 나의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미는 기존의 기준을 초월하여 그것을 새로이 정립한다. 또한, 어떤 미는 곧 상징하는바 자신이 되어 그보다 더 흡족할 도리가 없게 한다. 사랑은 의지에 속할지라도 아름다움은 불수의 하여 뜻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신화의 아름다움을 말했다. 아는가, 신의 이야기라는 신화야말로 다른 무엇보다 인간의 이야기임을. 그것이 오롯이 신들만의 이야기였다면 그것과 우리는 하등 관계없는 삶을 살리라만, 그렇다면 그것이 구전되어 인간의 시대에 이어질 까닭도 없는 것을. 신화야말로 인간의 필요로 쌓아 올린 이야기이고 역사, 시간, 삶인 까닭에, 그게 내가 너로부터 신화적 미를 연상하는 이유가 되었다. 정작 신화 자체에는 조금도 관심 없는 오로지 너로 인해 이 세상에 그 존재와 개념이 존속되어야 할 이유를 이해한다. 이해는 운이 좋았다고 하는 너를 내가 이해하는 순간에도 그 자리에 함께했지. 말과는 반대로 그 순간만큼 네가 힘써 온 지난 시간이 빛나 보이던 순간이 없었다. 그래, 진부하게 들릴 표현이지만 내가 너와 사랑에 빠지게 된 순간이었다.


……구구절절 길어지는 말이 부끄러워 줄였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이 구구하고 절절하게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된 연유였다. 나는 네가 짧게 줄여 말해달라고 부탁할 때를 고려해 “노력하는 네가 좋았어.”라고 말할 의사도 품고 준비하고 있었지만, 너는 한 번도 나의 말을 끊지 않았다. “고맙다.” 그리고. “너 역시.” 그러했다고 대답하는 너는 역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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