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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小貪大失

  • gwachaeso
  • 3월 19일
  • 2분 분량

<주술회전>

스쿠이타스쿠



식탐은 처음부터 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하기야 어려울 게 없지만 세상에는 변명해도 되는 일과 그리해선 안 되는 일이 나뉘어 있었고 이타도리는 제 주장을 주장하기 전에 자신의 그 ‘변명’이 어느 쪽에 속해 있는지부터 판단해야만 했다. 과거 자신이 주술계에 있어 누군가 빚어놓은 그릇이었을 뿐 그럼에도 아무 존재도 아니었던 시절에, 최초에 그 시랍 같은 주물을 먹어 치우길 택한 건 자신이 맞았지만 그럼에도 게걸스레 탐하여 삼킨 적은 추호도 없었고 이후로도 없었다. 물론, 후일 저의 친구가 되는 이―그날에는 처음 만났던 후시구로를 구하기 위해 힘이 필요했던 제가 힘을 구하기 위하여 삼킨 것은 사실이었다. 그날의 사실까지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가지기 위하여 구한 것이 곧 탐한 것과 다른 게 무어냐 묻는다면 반박할 말 역시 궁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러나 이타도리는 그렇게까지 저를 몰아붙이는 상황에, 그렇게까지 제 탓을 하며 죄를 지우는 까닭이 무엇이냐 도리어 대거리하고, 또 제 욕망을 부정하거나 사실과 다르다며 고집을 부리는 성정이진 아니했다. 저 스스로 이해한 것까지 곡해하며 왜곡할 정도로 그에 집착하진 않는 성격이었다. 핵심은 이해에 있었다. 그러니 그다음 그가 취할 자세가 변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고 말이다. 세상에는 어떤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변하는 그다음 행동과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행동으로 나뉘어 있었고, 이타도리는 누군가를 판단하는 데 그가 행동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한 결과만을 고려하였다. 자신이 지난 10월에 시부야에서 스쿠나에게 몸을 빼앗겼다는 사실과, 그 결과로 무수히 많은 사람이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죽었다는 사실만을 고려하는 것처럼. 그 사실로 인하여 그 사실 이후 제가 취할 행동으로, 그 결과이자 결말로 스쿠나와의 공멸을 결정한 것처럼. 물론 그 결정을 입 밖으로 내어 말하는 것쯤이야 어려울 게 없었다. 중요한 것은 그 결의의 성취. 행동. 결과일지니.


그놈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먹어 치울 거야.


식탐은 이제 제 것이었다.


과거 자신이 최초에 그 시랍 같은 주물을 먹어 치우길 스스로 택했던 것처럼, 게걸스레 탐하여 삼킬 작정이며 이후로도 그럴 것이었다. 물론, 저의 형제 되는 이―처음 만난 날에는 알지 못했던 쵸소우의 동생들이, 그가 쵸소우를 제 형으로 일컫는 한 저의 형제들도 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한 진실까지 제 원하는 알맹이만을 쏙쏙 편리하게 취하며 농락할 생각은 없었다. 가지기 위하여 힘을 구했다. 이는 곧 탐한 것과 다르지도 않으니 실상 누군가의 행동 기저와 다르지도 아니했다. 그럼에도 별수 없기는 하다. 궁한 자가 덫을 놓고 화살을 깎는 법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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