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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Unbounded

  • gwachaeso
  • 3월 18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월 19일

<묶이지 않은 자들을 위한 우주>

아트라야



니르말라는 언젠가 아트마가 주인공인 소설을 쓰려한 적이 있다. 현실에 묶이지 않은 세상에 아트마를 놓아주려 한 적이 있다. 이를 위해 도서실에 틀어박혀 입맛에 맞지 않은 대체 역사 소설에 파고든 적이 있다. 자신의 역사 안에 그를 놓아주려 한 적이 있다.


가라앉은 역사가 부상하도록.


침수된 당신을 건져내도록.


마르도록.


마른 종이에 적힌 이름이 바스락대는 소리를 낸 적이 있다. 물에 한 번 젖었다 마르면서 풀어졌다 다시 엉겨 빳빳하게 굳은 종이에서가 아니었다. 이름이 내었다. 이름이 낸 소리였다. 아트마의 이름이 사락사락하는 소리로 속삭였다. 라야. 살아. 라야. 하고. 아, 참 이기적인 청취야. 이기적인 사취. 이기적인 라야.


당신이 마지막으로 떠올린 생각이 그러리라곤 생각할 수 없다. 그러므로 니르말라도 거기에서부턴 그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없다. 되감아야 한다. 또는 건너야만 한다. 되감기. 빨리 감기. 늘어진 테이프 위로 흩어진 쇳가루가 자성을 띠고 배열, 재배열, 배열.


그럼에도 사이에 있는 당신은, 내가 두고 건너온 당신은 내게 속삭일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라야. 살아. 라야. 하고. 그럴 사람일 당신을. 그럴 당신을.


니르말라는 언젠가 아트마가 주인공인 소설을 쓰려한 적이 있다. 현실에 묶이지 않은 세상에 아트마를 놓아주려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아트마는 이미 현실에 묶여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적이 있다. 그가 죽기 전부터도. 죽은 후로도. 그는 자신의 역사에 언제나 함께했음을 알게 된 적이 있다.


가라앉은 역사가 부상한다.


침수된 당신이 건너온다.


마른 땅 위로.


내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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